모두가 아는대로 미국의 GE 는 세계적으로 초우량 기업이다. 그 GE가 지난 10월 위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사를 통해 150만 달러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물론 GE의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30%이상의 자금조달을 해온 금융부문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고 추가적인 현금확보를 위해 배당도 축소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우량기업 GE가 계속 현금확보에 치중 하는것은 2009년이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침체가 될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국전체의 제조업도 26년만에 빠른속도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18개월안에 미국인의 카드한도도 45%정도 축소될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내년의 미국 소비시장도 생각보다 더 크게 위축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아이슬란드는 국부의 절반이 날아갔고, 이탈리아 에서는 지난 10월기준 전력소비가 30%까지 감소했다. 일본도 지난 11월기준, 새차의 구입이 18% 감소했다. 중국도 제조업이 빠른속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실업자 양산에 따른 내란을 걱정하는 단계다. 중국당국-공산당이 가장 두려워 하는 사태가 내란(內亂) 이다. 중국의 역사자체가 내란으로 점철된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런 몇가지 사례만 읽어봐도 금년과 내년의 '경제한파' 는 우리가 이미 겪은 IMF 와는 그 규모나 성격에서 아주 다르다는것을 알수있다. 선,후진국의 구별없이 온 지구촌이 겪고있는 경제위기인 것이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옯겨오면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사태들은 우리 모두에게 각별한 인식과 분석, 대비책이 있어야 함을 강도높게 경고하고 있다.
김모씨의 월 수입은 478만원, 이중 대출금이자가 58만 5천원 지출되고, 보험료등의 고정비가 152만 5천원, 자녀교육비-사교육비 가 110만원, 따라서 매달 쓸수있는 가용비용은 157만원이다. 전체수입의 3분의 1에 불과한 금액이다. 고정비 지출을 제외하고 대출이자와 사교육비 163만 5천원을 지출하지 않는다면 월 가용비용은 320만 5천원이 된다. 여유있는 생활을 할수있는 것이다.
478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면서도 가용비용이 157만원밖에 안되는것은, 한 가정의 재무구조, 지출구조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금이자와 교육비 163만 5천원이 전체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은게 문제다. 여기에 더해 더 큰 악재가 있다. 김모씨는 적년말 은행의 권유에 따라 가지고 있던 예,적금등을 정리하고, 일부은행대출 까지 합쳐 국내, 일본,중국 펀드에 6억원을 투자했다. 그는 이 '투기' 에서 4억원을 잃었다. 김모씨의 경우는, 그 가계운영에서 기초부터 잘못된, 대표적인 케이스로 볼수있다.
월수478만원이면 탄탄한 중산층 가정이다. 돈을 쓰는 기준이 잘못됐기 때문에 월 157만원으로 살아야 하는 빠듯한 가계운영이 된 것이며 일확천금의 사행심 때문에 4억원의 거금이 날아간 것이다. 그는 지금 이런 주장을 한다. '정부가 반쪽난 국민자산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정부의 대책은 결국 예산을 쓰는 일인데 그 예산은 우리들의 혈세다. 이런 착각과 뻔뻔함이 바탕에 깔려있는한 김모씨의 가정이 '경제한파'를 견디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혼12년째인 전업주부 박모씨. 남편의 월급은 320만원,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의 두 자녀가 있지만 박모씨는 생활비로 160만원 이상 쓰지 않는다. 남편은 3만원짜리 구두를 신고있으며 비싼옷은 아예사지않는다. 용돈으로 월 16-30만원 을 쓴다. 두 아이에 대한 학원비는 한푼도 지출하지 않는다. 박모씨 스스로가 교재를 구입,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들은 성적에서 언제나 상위권이다. 320만원에서 160만원을 쓰고 160만원을 저축하고 있는것이다. '펀드' 를 모르고 살기때문에 투기에 의한 손실도 전무하다. 이런 가정은 아무리 매서운 경제한파가 닥쳐와도 끄떡도 없을것이다. 그 기본이 탄탄하고 그들의 사고방식이 건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가정을 반석위에 올려놓는 조건은 '저축' 이다. 투기와 저축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르면 폐가망신 하는것이고 그 차이의 의미를 깨닫고 있다면 그 가정은 끝까지 안전할수 있다.
지금의 지구촌 경제위기는 최소한 몇년을 갈것이며 특히 내년이 가장 어렵다는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수는 없다. 이미 제조업은 감산에 들어갔으며 공기업을 시작으로 감원의 칼바람이 불고있다. 이제 이 분야 전문가들이 제안하고 있는 중산층의 '생존전략' 에 대해 얘기해 보자. 있는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기때문에, 빈곤층은 이미 고통스럽게 사는게 체질화 됐기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가장 타격이 큰것이 중산층이고 때문에 쓰러지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는 '생존전략'이 필수불가결 하다.
그 첫째가 빚을 빨리 갚는것이다. 이자는' 죽은돈'이다. 산돈을 벌어 죽은돈이 되는게 이자다. 집을 반쪽내서라도 빨리 빚을 갚지않으면 '이자' 라는 죽은돈의 압박때문에 가계가 망가질수 있다. 특히 대출로 부동산을 구입한'투기'는 집값 하락때문에 하루가 급하다고 봐야한다. 무슨수를 쓰든, 우선 빚을 정리해야 한다. 이자가 조금 내렸다고 연연하면 안된다. 그건 더 큰 함정일수 있다. 빚은 강도보다 더 무섭다. 빚만 없어도 줄여서살면 마음편히 살수있다. 그게 누구든 빚지고는 편히 살수가 없다. 이제 닥쳐오는 경제한파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도 빚부터 정리해야 한다.
중산층들이 모여사는 한 아파트 단지의 세대평균 월 자녀교육비-대부분이 사교육비가 147만3천원으로 조사됐다. 도시거주 한 가족의 평균생활비가 211만원이다. 147만원은 우선 그 균형에서 맞지않는다. 전국의 모든 세대에서 사교육비 평균지출은 수입의 46%에 육박하는 통계가 있었다. 이제 '학원비' 의 문제는 국가적인 숙제가 된지 오래다. 한 아이가 보통 5곳 이상, 많으면 10곳까지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것은 백번양보해도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다. 다큰 어른도 제대로 할수있는 일은 한두가지다. 애들을 수많은 학원으로 쫓아보내고 휴대폰으로 쪼아대는것은 엄마들의 게으름 때문 이다.
자기가 할 일을 돈으로 학원에 맡겨놓은 것이다. 거기에 무모한 경쟁심리와 보상심리까지 작용,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애들이 그 비싼학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있고, 그게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소상하게 알고있는 에미는 하나도 없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 아까운 돈을 개물에 타 먹으면서도 뭐가 잘못된 것인지 조차도 모르는 무지가 아니라면 달리는 설명이 안되는 일이다. 이제는 이 학원비를 대폭 줄여야 살아남을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것, 잘 하는것 한두가지로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집중도가 높아져 생산적이고 효율적이 될수있다. 무섭게 빠져나가는 학원비에 대해 이제 일대결단을 내릴때가 된것이다.
우리사회에는'부동산 불패' 라는 신화가 있다. 지금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도 미국의 서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서 시작 됐었다. 집값이 내려가는데는 장사가 없다. 근자 건설업계의 고통은 그동안 소비자의 돈-분양가라는 공돈으로 땅짚고 헤엄치던 건설경기가 아파트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은것이다. '부동산투기' 는 이제 옛말이 되가고 있다. 아파트등 주택뿐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값도 하락하고 있다. 당분간 반등은 없을것이며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투기적 폭' 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은행대출로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더 큰 손해가 나기전에 처분, 빚을 갚아야 살아남을수 있다.
'펀드예상 수익율이 30%를 넘는데 무엇때문에 5%짜리 정기예금을 합니까.' 이 사탕발림에 넘어간 사람들은 지금 깡통을 차고있다. 펀드-fund- 라는 이름은 근사해 보여도 사실은 돈놓고 돈먹는 투전판, 투기판이다. 은행을 믿었다고 손해를 은행이 보전해 주는것도 아니다. 판단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했기 때문이다.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 때문이다. 차라리 만원주고 복권사는게 더 안전하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의 아까운 돈이 순식간에 허공에서 사라지는게 펀드다. 그래서 가장 안전한것은 언제나 '저축'이다. 저축은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높은 이자는 아니지만 그 돈은 허공으로 사라지는 법이 없다. 은행이 유동성위기를 만나도 '신용' 을 위해 중앙은행이 개입, 개미들의 정직한 돈을 지켜준다. 길게보면 '저축' 이 가장 안전하고 수익율이 높은 재테크 라는것을 알아야 한다.
요지음 크게 유행하는 단어가 'risk' 다. 이스크는 위험하다는 뜻이다. 또는 위험부담의 의미도 있다. 한 가정이 만날수 있는 리스크는 펀드이외에도 가장의 해고, 수입의 감소, 자산가치의 하락등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단 어떤일이 벌러지면 대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미리미리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두고 준비해야 한다. 그 대비는 전문적이고 실제적 이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반드시 '실습' 도 해 두는게 좋다. 모든일은 그 속성을 알아야 성공할수 있다. 음식점을 창업하기로 작정한 어떤 부부는 실제로 식당에 취업, 일년을 일한다음 가게를 열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아니면 주방과 카운터에서 새 나가는 돈을 막지못해 망할수도 있다.
스위스태생의 마크 파버(Faber)는, 세계적인 투자분석가 이자 Dr.Doom -우울의 박사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금융시장에 대한 비관적 예측의 적중율이 높은데서 생긴 이름이다. 하나금융그룹이 출범3주년을 기념해 그를 초청했다. 억만장자이기도 한 그가 한국경제에 대해 내린 처방은 뜻밖에 소박했다. 우선 빚을 청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누구든 자기가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단순하게 즐거운 인생을 살라는 것이다. 돈은 쫓아가면 도망가고, 돈에서 도망치면 돈이 쫓아온다. 역설같지만 경험절으로 알수있는 일이다. 돈에매인 인생처럼 허무한것도 달리없다. 돈을 끝까지 '수단' 이지 '목적' 이 되면 안된다는 전문가다운 조언이다.
탐욕과 무지에 기초한 가정은 한파를 이기지 못할것이다. 그러나 근검절약하고 저축하고 자기의 분수대로 사는 가정은 철옹성처럼 안전할것이다. 또한가지 기대할수 있는것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사회, 우리가정 곳곳에 끼어있는 나쁜거품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치와 낭비대신 근검절약하는 건전한 사회기풍을 기대할수 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이 될수도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