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국민연대가 청소년10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청소년들의 90%가 한국은 '부패한 나라' 로 보고 있으며 상당수가 부패대열에 합류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한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부패가 만연하게 된것은 '법을 어겨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기때문' 이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으며, 그들중 41%는 '아무도 보고있지 않다면 법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 고 한것은 물론 33%는 '부정부패를 목격해도 내게 손해되는것이 아니라면 모른체 할 것이다.' 고 대답했다. 심한경우 '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쓰겠다.' 대답한 경우도 28%나 된다. 앞으로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 10명중 4명은 잠재적으로 부패의 대열에 편입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두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그 생각과 행동의 대부분을 부모세대를 통해 배우는 것임을 생각 할때 부모세대의 악습이 세습 되는것은 당연하다. 사실은 부패 자체보다도 그점이 더 무서운 것이다. 부패의 고리를 끊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다른 한가지는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부패에 대한 인식과 분석을 보면 지금의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더 깊이 부정부패에 물들어 있다는 점이다.
부정-不正 은 바르지 않고, 옳지 않은것이며 부패-腐敗 는 1) 부패균에 의해 단백질이나 지방유기물이 분해되어 악취를 풍기고 유독 물질을 발생하는것, 또는 그 현상이며 2)정신적으로 타락한것. 3)썪는것 이다. 타락-墮落 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나쁜 행실에 빠지는 것이며 죄를 범해 불신(不信) 생활에 빠지는 것이다. 동식물이 썪는것-부패 하는것은 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인간이 부패하는것, 썪는것은 그 정신이 타락-못쓰게 됐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우리사회의 모든 부정부패는 정신이 썪어서 생긴 나쁜결과인 것이다. 이제 인간정신이 썪어서 생긴 대표적인 부패사례를 살펴보자.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등은 고등교육과 전문교육을 받은, 우리사회의 엘리트 계층이다. 말하자면 사회의 선도적 위치에 있는 지식인들인 것이다. 2005년부터 금년 8월까지 국세청이 이런 전문직 자영업자중 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2,188명을 세무조사한 결과 총 3조 767억원의 탈루소득을 절발, 1조 1,70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한사람이 평균 14억 6000만원의 소득을 숨기고 신고하지 않은것이며 세무조사후 평균 5억4000여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이다. 내용적 으로는, 이들은 전체소득의 절반정도를 탈루했으며 이는 영수증 발급비율이 40%에 불과했다는 점이 뒷받침하고 있다. 말하자면 현금수입 대부분을 탈루한 셈이다. (영수증을 챙기지 않는 소비자의 행태도 결코 옳은것은 아니다.) 더 가증스러운 것은, 이들이 국세청에 신고한 년간 평균수입액이다. 변리사가 6억 5천만원, 변호사가 3억 9천만원, 관세사가 3억 3천만원, 회계사가 2억 7천만원 등이다. 평균 14억원을 탈루 했는데도 이 정도다. 공식적으로 국세청이 관리하는 전문직 사업가는 8만 5천여명, 이들중 지난 3년간 세무조사를 받은 사업가는 약 2.5%뿐, 나머지는 과표를 탈루했어도 추징금을 부과하지 못한 케이스다. 빙산의 일각이란 이런때 쓰는 말이다. 이에비해 가난한 봉급생활자는 원천징수인 갑종근로소득세를, 단 한푼도 감추지 못한채 회사 경리에서 떼내어 국세청에 납부한다. 형평성에서 크게 어긋나는 사회불의가 아닐수 없다.
절세(節稅) 는 합법적인 지혜지만, 탈세(脫稅) 는 나라의 법을 어기는 범죄행위다. 역사적으로 국가가 세금을 징수하는것은, 근세이전 까지는 돈-국가예산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근세이후에는 여기에 '재화(財貨) 의 재분배(再分配)' 라는 복지개념이 추가됐다. 말하자면 세법이라는 제도와 틀을 통해 더 번 사람의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돌아갈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며 여기에는 보다 진화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 엘리트계층의 탈세는 자기들이 흭득한 부를 독점 하겠다는 탐욕의 결과 인 것이다. 제국 로마는 모든 점령지에 대해 그 자율권을 크게 신장했지만 병력차출과 세금에 대해서는 무서우리만큼 가혹했다. 세금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다. 사회상류계층이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과표를 탈루해 탈세 하는것은 그 죄질이 아주 나쁜 정신적 타락이다. 납세자의 정신이 타락하고 제대로 굴러가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부패는 우리 모두가 함께 근심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4월에 시작됐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그 불법시위를 주도한 '광우병 대책회의' 에는 국가로부터 총 122억원을 지원받은 85개의 시민단체가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그 지원금은 우리가 낸 세금이다. 이러한 지원금의 30-40%가 단체 운영비로 쓰이고 있는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제 대표적인 시민단체의 하나인 '환경운동연합' 의 경우를 보자. 작년예산이 14억원인 국내최대의 환경운동단체에서 지난 3년간 간부 2명이 정부 보조금과 기업후원금 6600만원을 개인계좌에 몰래 숨겨뒀다가 검찰에 의해 적발, 수사를 받고있다. 단체대표의 개인구좌에도 억대의 돈이 흘러들어간 단서가 포착되었다. 더 나쁜것은 이 단체가 작년10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덮어놓은 일이다. NGO 는 도덕성과 자립성이 생명이다. 세계적으로 그린피스-green peace 가 대표적이다. 지원금과 후원금을 횡령한 부도덕성은 결코 환경운동연합만은 아닐것이다. 그들의 운영비 지출에 대한 '증빙서류' 가 동창회 수준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것이다. 정신이 타락했기 때문이다. NGO 의 간판을 달아놓고 그 그늘에 숨어앉아 무위도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단체들에게 우리가 낸 혈세를 나누어 주고 있는것은 커다란 국가적 부패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일이다.
인간적으로 부족한 사람이 지방자치제의 책임자-장(長)이 되었을때 어떤 변고가 일어나는지를 살표보자. 강원도 홍천에서 인재쪽으로 가는 44번 국도를 가다보면 왼쪽으로 소양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공사가 진행되고있다. 2005년에 착공, 내년8월에 개통예정인 이 다리는 폭11m, 길이가 700m 다. 소양강 건너편의 관대리는 1973년 소양강 댐이 완공되면서 본래있던 다리가 물에잠겨 인제쪽과 연결이 끊겼다. 지금 관대리엔 26가구 41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이 인제쪽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양구쪽으로 40-50분 정도 도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이들을 양구군에 편입하면 불편의 상당부분이 해소될수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게 되는 41명을 위해 366억원짜리 다리를 놓고있는 것이다. 인제군의 재정자립도는 20%선, 건설비의 절반인 167억원을 부담하고 있으니 힘겨울수 밖에없다. 휴가철에 일부 차량체증을 완화시킬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지만, 군 재정의 대표적인 낭비사례가 아닐수 없다. 인간이 부족하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판단을 하게되는 것이다. 세금이 자기돈 이라면 결코 그렇게는 쓰지못할 것이다.
사악한 업자와 부패공무원이 결탁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살표보자. 2001년에 개통된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하루 통해차량이 6-7만대 선이다. 그런데 당초 민자(民資)로 도로를 만들게된 업자는 하루통행차량의 예상치를 12만대로 부풀려 사업계획서를 작성, 이를 승인받았다. 때문에 지금 그 예상치의 절반수준인, 6-7만대에 대한 적자보전을 위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만도 이미4,967억원이 업자에게 지불됐다. 이는 수입이 예상치의 90%밑돌면 차액을 보전해 주기로한 정부와 업자간의 '적자보전 협약' 때문이다. 예를들어 지금의 6-7만대에 대해, 10만대를 예상치로 했다면 그 오차범위는 상식적인 것일수 있다. 이미 김포국제공항을 오래동안 운영해 온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은가. 그러나 실제물량의 배가되는 12만대는 분명히 의도된 악(惡) 인 것이며 여기에는 부패한 관료-공직자-담당공무원의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한 수치다. 부패하고 사악한 공무원은 크게 한몫잡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통행차량이 12만대가 될때까지 그 조작된 적자를 메워주는 것은 우리들의 혈세다. 악덕업자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그 엄청난 돈은 그래서 부패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 먹이사슬의 견고성이 강철같아 더 무섭다.
2006년 5월, KEDO-한반도에너지기구 의 북한 경수로 사없이 중단되었을때, 친북좌파의 노무현 정부는 '한전이 손해를 보지않고 기자재를 활용하게돼 정부나 국민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것' 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때 한전은 8억3000만 달러상당의 핵심설비를 떠 안는 조건으로 1억6200만 달러의 청산비용을 부담하는 계약을 KEDO 와 체결했었다. 그러나 이 핵심설비는, 원자로 설비와 터빈발전기술 수준이 최근기준에 미달해 해외수출이 어렵고 설계요건 이 달라 국내의 신규원전에도 활용할수 없게됐다. 이미 한전은 이 핵심설비의 보관비용으로 114억원을 썼으며 금년에도 6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한전이 떠 안은 북한경수로 핵심설비 8억 3000만 달러- 우리돈으로 9030억원은 고철로 폐기될 처지에 이른것이다. 2010년 까지만 보관해도 500억원이 추가 지출될 것이다. 합계 1조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대표적인 공기업 한전의 이 손실은 바로 우리들의 손실이다. 국제적인 약속을 폐기한 북한이라는 부패집단이, 그리고 이에 동조한 친북좌파세력이 국민에게 떠넘긴 '사악한 부담' 이 그 돈이다.
외국, 특히 선진국에서 만든 책이나 영화를 보면 일반국민들이 가장 자주쓰는 말이 있다. '경찰을 부르겠다.' '나는 납세자다.' 가 그것이다. 경찰을 부르겠다는 것은 공권력, 즉 국가의 힘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납세자' 임을 주장 하는것은 주권자 라는 의식과 함께 세금의 용도를 감시,견제한다는 심리의 바탕이 드러나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이 두가지가 모두 없다. 그래서 분명한 후진국인 것이다. 마천루가 땅을 뒤덮어도 이 두가지 정신이 없다면 후진국이다. 세금, 정말 피나는 돈이다. 그래서 혈세-血稅 라고 부른다. 그 돈이 이렇게 허망하게 새 나가는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이 될수 있겠는가. '국정감사권' 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정권의 행정전반을 감시, 견제할수 있는 막강한 '힘' 이며 '틀' 이다. 그러나 촛불시위 꽁무니에 붙어다니며 '쇠고기 수입반대' 를 외치는 수준으로는 있으나 마나한 허수아비다. 어찌 거기에 전문성과 기술이 있겠는가. 부정부패가 나라의 법을 깔보는 것은 국회의 기능이 죽어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위해 생각을 바꿀때가 됐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정부패부터 몰아내는 일이 그것이다. 그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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