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한때 전국적으로 황사경보가 발효됐었다. 전국단위의 황사경보로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만큼 황사현상은 심했고, 경남 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등 1189곳에 대해 임시 휴교를 결정했으며 충북도와 전북도 교육청은 유치원,초,중, 고등학교의 등교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기도 했었다. 해마다 겪는 황사현상 이지만 금년은 그 정도가 아주 심했으며 그 피해도 엄청난 것이 었다. 중국과 몽골의 사막에서 시작되는 이 흙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한국등 아시아 쪽으로 오게 되는데 그 양은 평균 100만톤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은 그 넓은 국토의 18%가, 그리고 몽골은 이미 국토의 절반이 사막으로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황사현상은 해마다 계속되는 재앙이 될수밖에 없다.
우리가 해마다 황사현상으로 피해를 입는것은 그 지리적 조건때문이다. 중국과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피할수 없는 화를 입고있는 것이다. 황사현상이 가지는 상징성이 그러하다. 긴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본적이 없다. 시대에 따라 그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영향력 자체에서 자유해 본적은 없었다. 지금은 북한이 중국과 이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은 북한을 통해 한국에 전달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차단하면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 종속시키 려는 고도의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세력이 국경에 닿는것을 막기위해 한국의 통일을 저지하고 있는것도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스콘틀랜드 출신으로 미 하바드 대학의 역사학 교수인 '닐 퍼거슨' 은 이러한 중국의 역사적 입장에 대해 학자다운 설명을 한다. '미국을 제국이라고 봤을때, 미국이 2차대전 이후 핵심적으로 관리한곳은 영국,독일, 일본, 한국이었다. 특히 한반도는 소련과 미국이 체제경쟁을 벌인 무대였다. 미국의 지원과 한국인의 노력이 합쳐져 한국이 놀라운 발전을 이룬것도 미 제국체제가 낳은 결과의 하나다. 그러나 그 이후 독일과 일본이 부강해 지면서 미국의 영향력 조정이 있었던 것처럼 한국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줄어들었고 그 틈을 중국이 차지할 것이다.' 이는 앞으로 중국이 미국의 힘을 대체한다는 노골적인 전망이다. 역사를 연구하는 외국의 석학이 세계사적인 안목에서 읽어내는 현상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 안에서 보는것과 밖에서 보는것은 언제나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린성과 북한의 나진, 청진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계획이 추진되고 있고, 나진항에 대해서는 2년전 북,중 합영회사가 50년간 경영,사용권을 독점했다. 청진항 부두 3개 가운데 2개가 이미 중국전용이 됐다. 북한의 인프라 정비가 군사우선으로 이루어 지는것도 특징적이다. 철도,고소도로는 전차등, 군용물자의 수송에 견딜수 있는 규격을 채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소비하는 원유의 70%, 식량의 40%이상을 중국이 공급한다. 북한 암시장에서 매매되는 생필품의 80%가 중국산이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는 이미 '중국의 선양경제권' 에 편입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의 동북3성이 북한내에 투자를 가속화 하고 있는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다. 한국의 모든 가정도 이미 중국제품이 넘쳐나고 있다. 형식은 달라도 남북한이 똑같이 중국제품에 포위된 셈이다.
지금은 그 어떤 나라도 물리적으로 다른나라의 영토를 식민하지는 않는다. 세계의 이목도 있지만 경비가 훨신 많이들기 때문이다. 글자그대로 지금은 지구촌 시대이며 가장 강력한 힘은 외교도, 군사력도 아닌 경제력이다. 쑤저우(蘇州) 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는 3.265명의 중국인이 일하고 있다. 그들의 생산성은 한국공장에 대해 80-90% 수준이며 임금은 10분의 1 이다. 이런 사례는 예를 들자면 얼마든지 있다. 산업시설이 중국으로 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쪽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물론 세수(稅收) 에서도 마이너스다. 중국인들이 우리땅에 단 한발자욱도 들어서지 않은채 우리것을 가져간다면, 그것도 한국기업이 자진해서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긴다면, 그건 확실하게 새로운 식민이다.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은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거의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서구 선진국가들은 그렇다. 중국은 다르다. 중국의 오지가 그걸 증명한다. 한세대가 지나도 그 깊고 넓은 도농간의 차이는 메꿔지지 못할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그런 후미진 오지를 그대로 둔채 경제와 군사력에서 강대국이 될수 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그들은 그러한 자기들의 낙후를 전혀 숨기려고도 안한다. 중국은 그렇게 그 스케일이 큰 나라다. 때문에 앞서는 부문들의 발전은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를 내고있다. 이광요는, 20년안에 한국의 모든것을 중국이 대체 할것이라고 공언한바 있다. 그것도 서울의 한 복판에서 한 장담이다. 이광요는 그 말을 하면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한국의 빌 게이츠를 만들어 내야한다. 그래야 먹고살수있다.' 그는 교육의 중요성을 그렇게 표현했다. 우리교육이 평준화의 덫에 걸려 있다는것을 알고 하는 얘기다. 그래서 경고이기도 하다.
지난 3월 16일, 중국의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 는, 국유재산과 사유재산을 동등하게 보호하는 물권법(物權法) 을 찬성97.3%로 통과 시켰다. 물권법은 1993년 처음으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무려 14년만에 통과된 것이다. 이 물권법은 10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사유재산권의 인정은 사실상의 사회주의의 포기다. '횐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고 한 등소평의 예단이 실현된 것이다. 사유재산권의 인정은 말하자면 '인센티브'의 인정이다. 이제 중국인들은 타고난 장사꾼의 소질을 살려 '내것' 을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 할것 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질(質) 이 달라지는 것이다. 생산성, 품질, 유통, 이윤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13억이 뛰면 지축이 흔들릴수 있다. 그게, 국경이 닿아있는 우리의 이웃, 중국이다. 그 중국이 공룡처럼 커지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은 '앨빈 토풀러' 를 미래학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가 쓴 책들을 정독해 보면,그는 미래학자 이기 보다는 방대한 정보를 수집 하는 정력과 그 정보들을 통합하고 분석해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놀라운 안목의 소유자다. 그가 정보들을 분석하는 방법은 현실적이며 그것은 그가 이미 획득한 지식의 양과 질이 엄청난 것임을 알게해 준다. 최근 한국이 미국보다는 중국쪽에 대해 더 우호적인 경향성을 가지는 문제에 대해 그는 상당히 날카로운 설명을 하고있다. '질문을 하나 하자, 아시아와 한국에서 미군의 역할은 어떤것 이었는가. 태평양 지역에 미군이 주둔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 지역이 매우 불안정 했다면 아시아 지역이 이만큼 발전할수 있었겠는가. 누가 불안정한 곳에 투자하겠는가. 한국이 중국에 대해 친화적으로 간다면 국제무대에서 외교, 경제문제에서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계속 가질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이 한국에 지배적인 권한을 행사 한다면 한국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하나의 지랫대로 활용해야 한다. 중국의 위성국가로 전락하는 길을 택해서는 안된다. 중국의 푸들밖에 더 되겠는가.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푸들(poodle) 은 개의 한 품종이며, 길고 곱슬곱슬한 양털모양의 털을 가지고 있고, 아름답다. 털빛은 백색, 흑색, 갈색등이 있으며 영리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애완견이다. 토풀러가 내놓고 '중국의 푸들' 이라고 말 하는것은 자기의 판단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가슴아픈 얘기를 한가지 해 보자. '한글전용' 이라는 치기(稚氣: 유치하고 철없는 감정,기분) 어린 애국심으로 한자를 배격한후 대학을 다니면서도 자기이름을 한자로 못쓰는 문맹들이 나타났다. 한자가 어느나라 글자인가. 중국글자가 한문이다. 한문도 읽지 못하면서 어떻게 중국을 파악할수 있겠는가. 따라서 '중국의 푸들'은 경고이상의 의미가 있다. |